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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Lee Bul)의 유토피아: 왜 아모레퍼시픽은 그녀의 '취약함'에 매료되었나

by 양덕동아재1 2025.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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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Lee Bul)의 유토피아: 왜 아모레퍼시픽은 그녀의 '취약함'에 매료되었나

 

1. 시대의 금기를 깨는 거장, 이불(Lee Bul)은 누구인가?

 

이불 작가(1964~)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1980년대 후반 '낙태' 퍼포먼스와 '전시장에 썩어가는 생선'을 배치한 <화엄> 연작으로

세계 미술계에 거대한 충격을 던지며 등장했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신체'에서 시작해 '근대성(Modernity)'과 '유토피아의 실패'라는 거시적 담론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억압을 고찰하던 초기작을 지나,

현재는 거대한 건축적 설치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그 이면의 허망함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와 한국관에 동시 참여하며 특별상을 수상했고,

뉴욕 MoMA, 구겐하임 등 세계 최고 미술관이 선택한 한국 대표 작가입니다.

 

이불 작가,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참조
이불 작가,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참조

 

 

 

2. 작품 세계의 핵심: '유토피아'와 '취약함'

 

 

이불 작가에게 유토피아는 '완성된 낙원'이 아닌,

'끊임없이 갈망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미완의 서사'를 의미합니다.

특히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협업한 핵심 연작인 <Willing To Be Vulnerable(취약할 준비가 된)>은 이러한 주제 의식을 관통합니다.

 

  • 작품적 특징: 대형 풍선 형태나 반사되는 거울, 비닐 등의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는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건축가들이 꿈꿨던 '투명한 도시'나 미래주의적 이상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 유토피아의 이면: 화려하고 거대한 풍선은 그 안이 텅 비어 있고 쉽게 터질 수 있는 '취약성'을 내포합니다. 이는 인류가 지향해 온 이상향이 얼마나 연약한 토대 위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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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ng To Be Vulnerable(취약할 준비가 된)>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3. 아모레퍼시픽이 이불 작가와 협업한 이유

 

아모레퍼시픽은 왜 이불 작가의 손을 잡았을까요?

이는 기업의 철학인 '뉴 뷰티(New Beauty)'와 맞닿아 있습니다.

  • 아름다움의 외연 확장: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을 넘어 '문화의 아름다움'을 선도하는 기업을 지향합니다. 이불 작가의 철학적 깊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예술적 권위를 뒷받침합니다.
  • 공간의 재탄생: 용산 세계본사 아트리움(Atrium)은 단순한 로비가 아닌, 대중과 예술이 만나는 열린 공간입니다. 이불 작가의 대형 설치물은 높은 천고를 가진 이 공간의 건축미를 극대화하며, 본사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압도적인 감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 글로벌 컨텍스트: 세계적 위상을 지닌 한국 작가를 후원함으로써, 한국의 미학을 세계적 담론 속에 위치시키고자 하는 문화적 리더십의 발현입니다.

 

 

4. 현재 및 향후 전시 안내 (2025-2026)

 

현재 이불 작가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주요 전시 일정입니다.

  • [진행 중]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 설치전
    • 작품명: <Willing To Be Vulnerable — Transparent Balloon>(2025)
    • 장소: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아트리움
    • 특징: 본사의 건축적 미학과 공명하는 신작 설치.
  • [진행 중] 리움미술관 서베이 개인전: <이불: 1998년 이후>
    • 기간: 2025년 9월 4일 ~ 2026년 1월 4일
    • 장소: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 내용: 1998년 이후 30여 년간의 주요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 대규모 전시입니다.
  • [다음 행보] 해외 미술관 순회 및 프로젝트
    • 작가는 최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 파사드 커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향후 유럽 주요 미술관(베를린 등)에서의 개인전 및 대형 공공 미술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마무리

 

현대미술의 거장 이불과 아모레퍼시픽의 만남은 기업과 예술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입니다. 단순히 눈으로 즐기는 전시를 넘어, 공간과 철학이 만나는 지점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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